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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로그/공연

미스틱오픈런 6월 셋째주 박지윤 정재원 (2015.06.23 레진코믹스 V홀)

by __stella 2015. 6. 26.

6월 23일, 홍대 레진코믹스V홀에서 진행된 박지윤과 정재원의 미스틱 오픈런 첫 공연. 사실 박지윤이라는 가수에 대해 정말 잘 몰랐다. 이 공연을 보기 전까진 썩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맞다. 미스틱으로 옮기고 난 이후의 박지윤에 대해서 잘 몰라서다. 내가 기억하던 박지윤은 JYP 시절 박지윤이 끝이었다.


그래서 사실 의문이었다. 도대체 무슨 조합일까. 그리고 과연 이 공연이 '안 뻘쭘하게' 끝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우려는 그대로 공연에서 재현됐다...) 내가 생각하는 박지윤은 비쥬얼도, 스타성도 있지만 끼가 별로 없는 느낌이었고, 적재오빠의 경우엔 '많은' 공연을 본 건 아니지만 '여러' 종류의 공연을 하나씩 봐본 바 자신이 편하게 여기는 무대와 아닌 무대에서 멘트 느낌이라든가 여러가지가 상당히 차이가 있었기에. 사실 노래하는 무대는 이 공연이 딱 네 번쨰였는데 그 전에 본 공연이 모두 달랐다. 민트페스타, 뷰민라, 단독공연. 확실히 단독공연에서가 가장 좋았고, 이 느낌은 혼자 나가는 라디오나 그런 부분에서도 좀 이어졌는데. 



이날의 정재원은 흰 셔츠에 슬렉스에 스니커즈 차림으로 등장했고 '흰 셔츠에 슬렉스에 스니커즈' 차림에 대한 일종의 페티시즘까지 있는 나는 완전 취향저격을 당해서 거의 심장이 멎을 뻔 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날 라이브도 상당히 좋았다. 정말. 


그리고 앞서 말한 우려가 기정사실화 된 부분들. 심지어 텐아시아에서는 '수줍음 많은 아티스트와 낯 가리는 팬들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라고 기사까지 났다. 그도 그럴 것이 박지윤 언니도 썩 달변가가 아닌데다 공연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박지윤 언니의 팬들도 가수 따라간다고 수줍수줍 하면서 살짝 박수치고 좀 재미있어도 큭..큭... 이렇게 웃는게 대부분인데다, 이후 30일에 진행된 공연은 거의 꽉 찼었는데 이날은 자리까지 텅-텅- 비어서, 원래 뒷자리를 예매했다가 취소할까, 하고 들어가봤다가 첫 줄에 난 자리를 보고 첫 줄로 자리를 바꿨던 나는 정말 공연 보는 내내 등이 따가울 정도로 뻘쭘했다. 물론 나는 팬심에 그 마저도 귀엽고 재미있었지만 그 V홀을 가득 메운 어색한 공기에 압도당해서...정말 숨이 막힐 것 같았달까. 중2들 모아놓고 긍정의 힘 같은 걸 강연하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노-잼 무-반-응...


박지윤이 부른 정재원의 The Door 는 놀라웠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노래인데, 박지윤 목소리로 들어도 좋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기 때문. 그리고 영화 <her>에 나온 The moon song을 박지윤 목소리로 듣는 것도 참 좋았다. 이 곡을 부르겠다고 하자마자, 와, 좋을 것 같다, 잘 어울리겠다, 했는데 정말 그랬다. 사실 징크스 비슷한게 있어서 30일에 가려고 했다가, 꼭 못 갈 것 같은 불길한 느낌에 이날 일단 간 거였는데 공연도 정말 좋았고, 결국 그 다음 날도 성공적으로 가서 2주 연속 같은 공연을 봤다고 한다. (그러나 그...분위기는...정말...너무...달라서....어......)


참, 그리고 끝날 때 박지윤 언니가 8집 싸인씨디를 모든 관객에게 쐈다. 공연에 와줘서 감사하다며. 8집 가수는 통도 컸다. 세상에. 자식새끼 같은 앨범을 선물로 준다는게 참, 아무리 공연 온 팬들에게라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정말 멋졌다. 잘 들을게요, 이렇게라도 한 마디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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