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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201310

어떤 종류의 일은 절대 잊혀지지가 않거든 영화 막바지에 세스로건이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이 있잖아, 인생에서 겪은 어떤 종류의 일은 절대 잊혀지지가 않거든." 그 말이, 다시 돌아가도 되겠냐는 미셸 윌리엄스의 말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저, 정말이지, 별일(something) 아닌 해프닝, 일지도 모를 어떤 종류의 일들은 절대 잊혀지지가 않을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이 문득. 좋았던, 힘들었던, 짜증났던, 화 났던, 모든 감정들이 경계는 없어지고 그냥 '잊혀지지가 않는' 사건으로 남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날짜가 돌고 돌아 1년이 가까워지니까, 자꾸 그런 생각이 드나. 은근슬쩍 '그런 건 참 좋았는데' 하다가도, 소스라치게 하는 몇몇 기억은 해당 시간을 '최악의 남자'와 마주쳤던 시간보다 '최악의 사례'로 남게하는 느낌도, 조금. .. 2015. 6. 23.
결혼은 미친 짓이라는 언니들과 서른이 되기 전엔 결혼을 할 수 있겠냐는 또래 사이 사진은 아마도 도산공원 쎄시쎌라인 것 같다. 꽤 오래된 여름의 사진 진즉에 엄정화언니는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나보다도 어린 씨스타 애들이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단다. 별. 일단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대해 썩 호의적이지 않은 나는 이 모든 생각이 무슨 의미인가 싶지만 결국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의 등장은 나조차도 결혼을 되새겨보게 된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회의적인 이유야 아주 여러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인 의미에서 결국 가장 싫은 이유는 이 모든 것이 나와 그의 일이 아니라 가족과 가족의 일이라는 것에 있고, 어쩔 수 없는 아파트키드의 생애 주기 상 절대적으로 나와 그의 경제력만으론 결혼 살림을 시작할 수 없고, 결국 경제적인 의존이 따라오는 결혼이라는 제도.. 2013. 6. 26.
당신이 나는 당신이 더욱 부끄럽고, 더욱 힘들었으면 좋겠다. 처절하게 무너지고, 힘들고, 망가졌으면 좋겠다. 아니, 당신이 가진 야망을 해소하는데마다 난관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당신이 망가졌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가끔. 2013. 6. 13.
가치 판단 드라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주준영의 표정. 선배 너는. '가치 판단이 모호해질 때 가장 명확한 기준은 내 삶의 주인이 누구냐는 것'. 현석 오빠가 '좋아요' 해서 보게 된, 나는 모르는 어떤 분의 포스팅. 내가 지금 어쩌면 아주 약간의 번뇌를 겪고, 결국 다시 언시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게된 것도, 결국 내 삶을 살아가는 건 나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찌질하다. 다들 "네가 왜"라는 반응을-예의든,진심이든-보이지만, 보이는 만큼 당당하거나 자신감있지 않다. 내가 조금만 더 예뻤다면? 조금 더 좋은 학교를 다녔다면? 부모님께 좀 더 손벌릴 만큼 좀 더 뻔뻔하고 철이 없었다면? 아나운서 아카데미라도 다녀봤다면? 공중파는 아니어도 케이블 채널 정도는, 사실 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2013.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