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길에서 울어버렸다
오랜만에, 길에서 울었다. 명동의 풍경은, 크게는 그대로인 듯 분주하고 부산스럽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빠르게 변한다.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그리고 스무살이 되자마자 2월, 아직 내가 이십대가 됐다는 걸 실감 못하며 떠나올 때까지. 여고생의 지갑이야 뻔하기 때문에 이곳저곳 소소한 추억이 묻은 구석들이 많았다. 이런 소소한 구석들은, 빠르게 변한다. 명동이 아직도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건, 거기서 삼년을 꼬박 보낸 내가 한 번도 가지 못한, 여전히 가지 못한 그런 곳들이 이전부터 자리해왔기 때문이다. 자주 다니는 명동이지만, 막상 모교에 들어가려니 괜히 낯선, 내가 다니던 시절 있었지만 지금은 요즘의 '유행'에 맞춰 바뀐 가게들을 보며 익숙한 풍경 속의 아쉬움이 차올랐다. 내 학교도 명동을 오래..
2014.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