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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201420

전우와의 조우 (2014.09.24) 벌써 2년 전이다. 내 인생에서 어쩌면 제일 치열했고 반짝했던.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꿈 많았던. 매일 신문 읽고 떠드는게 가장 즐거웠던. 사실 가장 힘들었던 때인 셈이었다. 그 가장 치열하고, 처절하고, 그래서 허투루 보내기 싫었던 순간들을 가장 가까이서 함께 했던 아끼는 선배를 오늘 아침 일곱시 삼십 분, 둘 다 눈은 반쯤 감은 채로 국회의사당역 에스컬레이터 줄에서 마주쳤다. 늘 자상하게 이것저것 챙겨주던 오빠는 어엿한 KBS 막내촬영기자가 됐고, 우릴 가장 혼내가며 가르쳤던, 너희 이렇게 공부하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혼내다가도 자신의 최종 면접을 앞두곤 우리 앞에서 모의 면접 봐달라면서 한없이 떨던 오빠는 대여섯 번의 기자 시험 낙방 후에 SBS스포츠 피디가됐다. 제일 어렸지만 제일 최종 문턱에 .. 2014. 9. 25.
공부든 일이든 공부든 일이든 하나만 하고싶다. 사실 좀 힘든데, 좀 많이. 그래서 자꾸 야구장에 가나보다.경기가 지면 속상하기는 한데, 속상하긴 하지만 그 넓은 곳에서,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 소란 속에서 내가 혼자는 아니라는 기분이 들어서 왠지 위로받는 느낌이랄까. 2014. 9. 9.
아직, 아직 기관에 전화해서 썽내는 건 못하겠다. 아직.. 나도 좀 더 부딪히고 깨져보면 잘 뺀질댈 수 있겠지, 2014. 9. 3.
출근 3일 차의 아침 (2014.08.27)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권 다른 도시로 향하는 통근버스를 타는 아파트입구의 풍경은 새롭다. 이제 가면 몇 시에나 다시 이 집에 올 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음에 놀랍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생활비와 주거비를 유지해가며 이 동네에서 떠나지 않는 게 그렇고,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다보니 도대체 뭘 위해서 이들은 이렇게까지 사는가를 생각했다. 왜 결혼을 결심하셨어요? 왜 그 일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왜 아이를 낳을 결심을 하셨어요? 본인도, 타인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가진 사람들은 의외로 드물다. 아직 중2 병에서 못 벗어난 건지 원래 이렇게 생겨먹었는지는 몰라도, '왜' 해야하는지 모르는 일은 절대 안 하고 싶어하는 나는 그 이유가 나를, 타인을 설득하지 못 하면 전혀 하고싶지가 않아져서. 그 나이 .. 2014.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