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놀라운 경험을 했다.
같은 차종만 봐도 트라우마에 치를 떨게 했던, 게다가 거주지와 동선도 꽤 겹쳐서 그 차종만 보면 번호판부터 확인했던 그 차를 봤는데, 도저히 그 번호가 생각이 나질 않는 것이다.
앞 숫자 두개, 그리고 한글 한 글자, ... 까지는 생각이 났는데, 그 다음이 전혀 생각이 나질 않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어느 순간 지나간 일이 된 것 같다고 문득 느끼고 흘려보낸지는 꽤 됐는데, 그 숫자 네 개가 뭐라고, 그거 생각 안 나는데 되게 후련한 것이다. 상쾌한 월모닝이다.
라는 글을 불과 며칠 전 월요일에 썼는데,
그리고 점점 그 사람은 아예 몰랐던 사람처럼-뭐 실제로 너무 유명해지기도 했고- 비현실적인 과거로 느껴져서 아, 그냥 그렇게 지나간 일이구나, 했는데 오늘, 너무나도 생생하게, 꿈에 나타난 것이다.
점점 비현실적인 과거처럼 느껴질 수록, 더 선명하게 나타나는 꿈. 몰랐던 사람처럼, 모르는 사람으로, 그냥 꿈에서 마주친 어떤 대상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참 많이 괴롭혔던 사람이. 열흘 넘게 연락이 없다가는 갑자기 새벽 네 시에 '나 잊지마' 이따위 소리나 하던 사람이.
그냥 몰랐던 사람, 너무 유명한 사람. 그런 거. 신기하네. 우습고. 난 그쪽에게 기억에도 안 남은 우스운 애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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